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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도시재생 서포터즈 특집 칼럼

대전의 균형발전과 시민의 행복을 꿈꾸는 대전도시재생지원센터

“마을 공동체 문화가 도시재생의 바탕이 되어야”
관리자   2024-06-10 16:34:30   245

마을 공동체 문화가 도시재생의 바탕이 되어야


도시재생 서포터즈 유성이즈유  김예지

 



대전의 산업 중심지 역사를 간직한 대화동은 올해로 도시재생사업 3년 차를 맞이한다. 대화동 도시재생은 정부와 지자체에만 의존하지 않고 주민 공모사업 등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 도시재생사업의 중심에는 대화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있다. 여름이 성큼 다가온 대화동에서 박종선 센터장을 만나 대화동 도시재생사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도시재생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도시재생은 관광지 조성이 아니다. 관광지가 되면 누구에게 좋은가? 바로 동네 밖에서 장사하던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은 장사하러 오는 것이지 사실 이 마을에는 관심이 없다. 동네 분위기를 예쁘게 가꾸고 카페가 들어서서 젊은 관광객이 몰리면 원래 동네에 사시던 어르신들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러한 현상은 도시재생을 왜 해야 하는가 생각을 들게 한다. 우리는 마을 장터에서도 작년까지는 외부 판매자를 받지 않았다. 올해 처음으로 받았더니 주민들이 불편해하는 기색이 있었다. 마을 외부인들이 많이 찾아 오는 것보다 우리 마을 주민들이 서로 친해지고 마을 주민들이 살기 좋은 동네로 만들고 싶다.

 



 

-대화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의 구체적 업무는 무엇인가.


우리는 H/W(가로등 설치, 도서관 설립 등)나 기초 인프라를 조성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주민 역량을 강화하는 일까지 도시재생사업을 총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주민 역량을 강화해서 사업 종료 후에도 주민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대화마을의 지속 가능한 재생을 위해서 도시재생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이하 마을조합)도 작년에 창립했다. 다른 대부분 지역에서는 도시재생사업이 종료될 무렵에 마을조합을 만든다. 하지만 우리는 일찍부터 마을조합을 만들고 운영 중이다. 사업이 종료되어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사라지기 전에 주민들이 홀로 설 수 있도록 훈련을 다 시켜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 훈련 없이 도시재생사업이 끝나버린다면 주민들은 걷지도 못하는데 나가서 싸우라는 거나 다름없다.

 


 

-동네를 돌아보니 대화동은 주민 활동이 활발해 보인다.

마을 돌아보면 곳곳에서 꽃을 많이 봤을 거다. 그건 우리(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가 심은 게 아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나서서 다 심은 거다. 이런 부분도 관리해야 했는데 재작년까지는 사실 준비가 안 되고 어려웠다. 그런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꽃을 심고 물도 주시고 꾸준히 관리해 가며 마을이 변해가고 있다. 주민분께서 어떤 꽃을 심으면 좋을지 고민하시길래 가을에 피는 꽃을 좀 심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기도 했다.

 


 

-특이하게 동네에 공방이 많은 것 같다. 이에 관해 이야기해달라.


우리가 만든 마을 공예 관련 마을조합 중 하나가 대화공예협동조합이다. 이 대화공예협동조합에서는 공예 전문 강사 주도 교육과 함께 주민들이 직접 다양한 공예 체험을 할 수 있다. 센터 안에 있는 조화도 대화공예협동조합에서 만든 공예품이다. 마을에 있는 학교 입학식이나 졸업식 등 행사에 장식으로 많이 쓰이고 있다. 또 다른 공예 조합은 나무와 대화라는 조합인데, 이 조합은 나무를 활용한 친환경 공예에 관심이 많으신 주민분들로 이루어진 조합이다. 대화동을 문화공단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 꿈이자 목표이다. 이것이 도시재생사업의 목표는 아니지만, 마을이 쇠퇴해 가는 가운데 재생을 위해 콘텐츠를 직접 생산하고자 새로운 목표를 삼았다.

 

 

-동네에서 제작하고 있는 시제품도 있는가


현재는 대화마을 티셔츠가 있다. 이 대화마을 로고는 우리 대화동의 골목을 상징한다. 이 로고를 만들기 위해 네다섯 차례 열띤 주민 회의를 거쳤다. 주민분들이 모여서 대화동의 상징은 무엇인지에 관하여 함께 이야기하고 디자이너가 이러한 주민 의견을 반영한 끝에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우리 동네 주민분들이 손으로 만드는 것을 참 좋아하고 솜씨도 다들 훌륭하시다. 그래서 주민분들과 함께 대전의 문화 상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되었다. 올해도 이 티셔츠 외에도 약 4개 정도 시제품을 계획하고 있다.

 

 

-계획 중인 다른 시제품들도 소개해 줄 수 있는가


커피, 막걸리, 수건, 박스테이프이다. 박스테이프 같은 경우 해외 배송용으로 제작하고 있고, 막걸리는 대화가 술술이라는 이름으로 기획했다. 그리고 지금 소개하는 건 바로 커피는 사람보다 강렬하다라는 타이틀을 건 대청호커피이다. 원두 종류는 블랙과 레드 두 종류가 있다. 블랙은 대형 프렌차이즈에서 볼 수 있는 대중적인 고소한 맛이고 레드는 블랙에 비해 산미가 굉장히 센 맛이다. 우리는 이 커피 맛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담고자 한다.

 

  

-대화동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는 다른 센터와 결이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도시재생사업의 주력이 된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낸 방법이 있다면 무엇일까.

 

먼저 주민분들께 다가가서 친해지는 것. 그건 어쩔 수 없다. 왜냐, 주민분들은 외부인이 마을에 오면 경계하고 폐쇄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혼자 동네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주민분들 모임에 참석하고 동네 행사 열리면 가서 음식도 같이 먹고, 식당에 어르신 혼자 계시면 가서 앞에 앉아서 같이 밥 먹으면서 얘기 나누고 그랬다. 이런 것들이 쌓여서 친해졌다. 그래서 나중에 주민협의체 만들 때도 30명이 한 번에 딱 모여서 바로 결성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낡았다고 고물 취급하며 없애기보다 오래된 것을 고물이 아닌 보물로 보고 보존했으면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마을분들이 잘 살았으면 좋겠다. 의미있게, 풍요롭게..